★투데이 핫 증시 202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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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5회 작성일 21-05-18 13:21본문
세계 경제 회복세 속에 두둑한 현금 방석을 깔고 앉은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 심리를 뒷받침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산업 전반에서 미국 기업들은 올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공포 속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던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진 양상이다.
골드만삭스가 7일까지 집계한 결과 미국 기업들은 올해에만 5040억달러(약 570조원)어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 법인세 인하로 자사주 매입이 크게 늘었던 2018년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3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1분기 배당금 인상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연간 기준 배당금 지급액 역시 누적 203억달러로 불었다. 2012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S&P다우존스인다이시스는 집계했다.
예컨대 애플과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달 각각 900억달러와 500억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했고, 자동차 부품회사 어드번스드오토파트는 배당금을 300%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들에 대한 자사주 매입 중단 지시를 철회하면서 은행들도 자사주 매입으로 돌아설 태세다. 이번 주 월마트와 시스코시스템스가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주주 환원 정책이 포함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업들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에 나설 수 있는 건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덕이다. 지난해 말 기준 S&P500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1조8900억달러를 찍었다. 사상 최대치이자 한 해 전보다 4분의 1이나 증가한 것이다.
RBC캐피털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미국 전략가는 "코로나 먹구름이 걷히고 낙관론이 돌아오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주주 환원 전략을 다시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자사주 매입은 배당금과 달리 사정에 따라 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최근 고조된 시장의 불안을 완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주 뉴욕증시 간판 S&P500지수는 고물가와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로 1.39% 미끄러졌다. 인플레이션은 기업들의 순익을 압박하고 연준의 긴축을 앞당길 위험이 있다.
과거 기록을 보면 자사주 매입이 주식 수요를 촉발해 시장을 지지해왔다.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숫자를 줄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높여 호재로 통한다.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높여주는 효과도 가진다. WSJ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 말까지 이어진 미국 증시 강세장 기간 동안 S&P500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은 5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자사주 매입을 늘린 기업 역시 주가 상승으로 보답받고 있다. S&P500바이백지수는 올해에만 21% 상승해 S&P500지수 상승률을 10%포인트가량 웃돈다. 이 지수는 S&P500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자사주 매입 비중이 가장 큰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